어느 날부터인가 이에서 서걱서걱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퇴근 도중 이에서 뭔가 후두둑 빠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뱉어보니 오른쪽 위 어금니에 해 넣었던 브릿지가 훅 빠진 것이었어요. 오늘은 우측 상악동 점액낭종 때문에 서울 아산병원 치과에서 임플란트를 하게 된 경험을 얘기해드리려고 해요.
오래 둬서 좋을 게 없겠다는 생각도 들고, 마침 다음 날이 토요일이어서 빠진 브릿지를 들고 동네 치과에 부랴부랴 진료를 보러 갔습니다. 먼저 파노라마 엑스레이를 찍고 의사 선생님을 기다렸어요. 한 5분에서 10분쯤 기다렸는데, 선생님이 오시더니 뜬금없이 "제가 편지를 쓰느라 좀 늦었어요"라고 말씀하시는 거에요. 무슨 얘기지?? 선생님께서 먼저 엑스레이 결과를 보자고 하셨어요. 그러더니 여기 이렇게 동그란 거 보이시죠? 하시더라구요. 그러면서 문제의 어금니 바로 윗쪽에 불투과성 구체가 보인다며 이것 때문에 일반 동네 치과에서는 치료가 힘들다고 하셨어요.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편지는 바로 '진료의뢰서'였습니다.
기억을 좀 거슬러 올라가보니 예전에 건강검진 때 뇌MRI를 찍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 때 '우측 상악동 점액낭종'이라는게 있다는 결과가 있었고, 0.5cm 정도 크기라 당장 뭘 어째야 할 건 없고, 그냥 추적 관찰하면 된다는 소견이었어요. 그 후로 건강 검진 때 몇 번 더 확인해봤지만 늘 같은 사이즈, 같은 결과라 머리 속에서 지우고 살았나봅니다. 아! 코 감기가 심하거나 알레르기 비염으로 고생할 때 이비인후과에 물어본 적이 있긴 했는데, 그 때 어떤 한 의사분께서 코쪽은 문제 없고, 나중에 치아 치료할 때 확인하면 될 것 같다고 말씀해주신 적이 있었어요!! 혹시 그건가? 라는 심증이 잡혔지요.
불행히도 브릿지 안에 있던 이가 녹아내려 천천히 치료해도 되는 상황은 아니었어요. 주말이 지나자마자 치과가 있는 3차 병원을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원래 치과로 유명한 대학 병원은 서울대병원과 경희대병원, 이 두 곳이더라구요. 저는 기저 질환 때문에 경희대학교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진료를 보고 있어서 먼저 그 쪽에 문의를 해봤어요. 근데 진료 예약은 가능하지만, 시술이나 수술이 들어가게 되면 이미 일정이 꽉 차 있어서 3~4개월은 대기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까지 기다리고 싶진 않더라구요. 그래서 서울대학병원에 문의를 할까 하던 차에 출퇴근 동선이 편리한 아산 병원 치과를 먼저 알아봤어요. 확인해보니 아산병원 치과 선생님들이 대부분 서울대학교 출신이시더라구요. 그래서 망설임 없이 아산 병원 구강악안면외과로 외래를 잡았습니다.
저는 아산병원 이진호 교수님께 진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신관 주차장 지하 5층에 차를 주차하고 가장 빠른 동선으로 신관 2층으로 올라가면 치과 외래 병동이 있습니다. 여러 병원을 가 보았지만 제 생각엔 아산 병원 면적이 가장 넓다고 생각되는데요. 치과에 가실 분들은 신관 주차장에 차를 대고 가시면 빠르게 치과에 가실 수 있어요.
시간에 맞춰 신관 3층에 위치한 당일수술센터에 도착했습니다. 당일수술센터에 도착하면 먼저 안내데스크에서 환자 확인을 합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서 몸무게와 혈압을 측정해요. (환자가 직접 바코드를 읽히고 측정하는 방식이에요.) 측정을 완료한 뒤 조금 더 대기하면 수술 전 상담(예진) 방에서 선생님과 간단한 병력 체크 같은 걸 진행합니다. 저는 치과 교수님께 궁금한 것들을 미리 물어본 상태(먹고 있는 약, 기존 수술 이력 등등)라 크게 더 당부할 일은 없었어요. 아! 몸무게/혈압 체크 전에 탈의도 해야 하는데요. 치아 수술도 수술이라 그런지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금속물 없어야 하고, 손톱 발톱 네일도 미리 다 지우고 오셔야 해요. 옷은 속옷까지 전체 탈의하고 환자복으로 갈아 입어야 합니다.
예진까지 마치고 나면 수술 대기실로 이동해야 되요. 여기가 수술 전에 들르는 마지막 방입니다. ㅎㅎㅎ
https://www.youtube.com/watch?v=7nFyZ0_zipM
글이 너무 길어져서 ^^;; 발치 수술과 그 이후 진행 과정은 다음 포스팅에서 말씀드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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